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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Global People

4차 한류 시대, 일본에서 한식이 일상으로 자리잡는 이유는?

2025.06.25

최근 일본에서는 K컬처 소비가 확산되는 ‘4차 한류’가 한창입니다. 그 동안 ‘한류’의 주역이었던 K-POP이나 콘텐츠를 넘어 이제는 식품과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리고 특정 세대가 아닌 전 세대에 걸쳐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외국인들은 한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들의 입맛에 한식이 맞을까요? 글로벌 시장에서 K-Food가 정말 인기가 있는 건지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만나봤습니다. 2013년 입사한 이후 한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근무하며, 오랜 시간 글로벌 시장의 최전선에서 현지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고 있는 CJ제일제당 식품일본본부 임무결님입니다.

CJ제일제당 식품일본본부 임무결님
CJ제일제당 식품일본본부 임무결님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글로벌 소비자와 시장의 문제 해결을 통해 K-Food의 가치를 확장하고자 노력하는 임무결입니다.

BM(Brand Manager), PM(Product Manager) 직무로 한국과 일본, 베트남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시장, 소비자 인사이트를 반영한 사업전략 수립 및 실행을 담당했습니다.

지난 2023년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서 전략 수립부터 신제품 기획, 브랜드 운영, 캠페인 실행, 손익 관리 등 사업 성장 전반을 총괄하는 ‘카테고리부(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두 번째 일본 근무입니다. 그 때와 지금, 일본에서 K-Food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나요?
2019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한식은 치즈닭갈비, 핫도그 등 자극적, 비주얼 중심의 스트릿푸드 위주로 형성됐어요. 주 소비자층인 10~20대 한류 팬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소비, SNS 인증에 중점을 둔 소비 성향이 뚜렷했습니다. 유통채널 역시 도쿄 신오쿠보 등 특정 한류 상권에 국한됐고요.

하지만 최근에는 한식이 보다 정교한 식문화로 일본 시장 전반에 안착하고 있습니다. 비빔밥, 불고기 등 정통 메뉴는 물론, 한식 디저트·음료·베이커리 등의 형태로 활발하게 확장되고 있죠. 소비자층도 넓어졌는데, 특정 계층에 국한된 마이너 소비가 아닌 전 세대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K-콘텐츠의 팬층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선택지로서 한식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일본 역사 에스컬레이터의 비비고 광고
일본 역사 에스컬레이터 광고

Q.  그럼 일본에서 한식은 이제 탄탄대로인가요?
아쉽게도… 아직 한가지 과제가 남아 있어요. 일본 소비자들이 가공식품을 통해 집에서도 한식을 즐기게끔 하는 것이죠. 외식 시장에서 한식 경험은 증가하고 있지만 내식으로의 전환, 즉 집에서 한식을 즐기는 빈도는 아직 낮거든요.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20~40대 여성 중 50%가 최근 3개월 이내 한식을 외식으로 경험했고 특히 20대 여성의 60%가 한식을 좋아한다고 답했지만, 가정에서 한식을 조리해 먹는 비율은 30% 아직 수준입니다.

이에 ‘비비고’는 외식에서의 한식 경험을 가정의 식탁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일본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코스파(가격 대비 만족도), 타이파(시간 대비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어요. 만두, 김밥 같은 RTH(Ready to Heat) 제품, 비빔밥 키트나 불고기 소스 같은 RTC(Ready to Cook) 제품을 통해 조리 부담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한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일본과 한국의 만두,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인데 실제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요?
일본에서는 만두를 조리할 때 밑면은 굽고 윗면은 찌는 ‘무시야끼’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주요 경쟁사들은 물과 기름 없이 간편하게 ‘무시야끼’ 조리가 가능한 편의형 교자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죠.

반면 비비고 만두는 찜, 굽기, 튀김 등 다양한 조리방식에 최적화된 제품이죠. 이와 더불어 속이 꽉 찬 만두소, 건강한 재료 구성, 큼직한 사이즈 등 일본 교자 제품과는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비고 만두의 특성은 다른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일본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한식 만두'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형성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쿄의 트렌드 중심지인 시모키타자와 지역의 레스토랑들과 협업해 비비고 만두를 활용한 퓨전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한식·일식·중식·양식·에스닉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메뉴를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색다른 메뉴 구성과 퓨전 콘셉트는 자발적인 SNS 확산으로 이어지며 브랜드 화제성을 견인하기도 했죠.

일본 비비고 만두 사용 점포 안내 지도
일본 비비고 만두 사용 점포 안내 지도

Q.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바로 ‘비비고 김밥’입니다. 김밥은 일본에서 인지도는 높지만, 조리 난이도가 있어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 어려운 메뉴로 여겨졌어요. 하지만 일본은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사형 제품에 대한 니즈가 크기 때문에, 이 점을 기회로 보고 ‘비비고 김밥’을 일본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됐습니다.

‘비비고 김밥’은 불고기나 비빔밥, 김치 등 친숙한 한식 메뉴를 활용하는 한편 현지 취향에 맞춰 밥 간을 조절하는 등 친숙함과 맛을 동시에 잡았어요. 그 결과, 지난해 약 25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제품이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현재 호주, 대만, 싱가폴 등으로 수출 중이며, 특히 호주 울워스 약 1,000개 매장에서 정규 판매되고 있어요. 전자레인지 조리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한식 간편식으로 현지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포착해 빠르게 실행한 대표 성공 사례이자, K-Food를 글로벌 식문화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죠. 참고로 만두, 김밥을 이을 다음 K-Food 주자로는 ‘지짐이’, 즉 한국식 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Q.  일본에서 K-Food, 더 성장할 수 있을까요?
일본과 한국은 모두 쌀을 중심으로 한 식문화권에 속해 있어요. 김밥과 오니기리, 불고기와 스키야키, 찌개와 나베처럼 구조적으로 유사한 식문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통점은 일본 시장에서 한식 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어 매우 유리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음식을 제안하는 것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죠. 하지만 이미 익숙한 음식에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를 더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한다면, 더 빠르게 침투해 공감과 수용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비비고 만두가 일본의 편의형 교자 시장에서 ‘건강한 한식만두’라는 차별화된 가치로 주목받는 것과 같은 느낌이죠.

앞으로도 저는 일본 소비자에게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라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현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대형 신제품을 발굴하려고 해요. 이를 통해 K-Food가 일본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일상적인 식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자 합니다. CJ제일제당의 도약을 기대해주세요!

CJ제일제당 임무결님 이미지

 

김치호 바이라인. 내용: 김치호 / CJ제일제당 디지털콘텐츠팀. 10년 넘게 다녀서... 남들보다 아주 조금 더 잘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