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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Food ESG

햇반 저단백밥이 넓히는 식탁의 범위

2026.06.16

대개 밥 한 공기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배가 고프면 자연스럽게 식탁에 앉고, 익숙한 흰쌀밥 한 숟갈을 뜹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늘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음식인데요. 먹을 수 있는지,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먹고 나서 몸에 어떤 영향을 줄지까지 늘 먼저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입니다. PKU는 신생아 약 6만 명 중 1명에게 나타나는 희귀질환인데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식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경련, 발달 장애, 심한 경우 뇌 손상까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빵, 고기, 생선은 물론이고 흰쌀밥조차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먹으면 안 돼.” 살면서 꽤 자주 듣는 말이죠. 어릴 땐 군것질 앞에서, 어른이 되면 야식 앞에서요. 그런데 누군가에게 이 말은 단순한 잔소리가 아니라, 매 끼니 지켜야 하는 생존의 규칙입니다. 빵도, 고기도, 생선도, 심지어 흰쌀밥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사람들. 바로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인 페닐케톤뇨증, PKU 환우들입니다.
PKU는 신생아 6만 명 중 1명에게 나타나는 희귀질환인데요. 몸 안에서 단백질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식단 관리가 무너지면 경련, 발달 장애, 심하면 뇌 손상까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밥 한 공기조차 “얼마나 먹어도 될까”를 먼저 따져야 하죠.
문제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저단백 특수식이 오랫동안 국내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비싸고 식감도 좋지 않은 해외 제품을 어렵게 구해 먹어야 했어요. 그러다 이런 절박한 현실이 PKU 자녀를 둔 한 직원의 목소리를 통해 회사 안으로 들어오면서, CJ제일제당은 국내 1위 즉석밥 기술로 제품 개발에 나서게 됩니다.
바로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햇반 저단백밥. 그런데 올해, 이 저단백밥 이야기에 새로운 장면이 하나 추가됐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이제는 그 밥이 필요한 사람들 모두에게 제대로 닿게 하는 일까지 고민하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까지는 어린 환아들에게 먼저 공급이 이뤄져 왔습니다. 하지만 PKU는 어릴 때만 관리하면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도 식이 조절이 필요합니다. 결국 저단백밥이 필요한 건 아이든 어른이든 PKU 환우들 모두에게 마찬가지인 거죠.
그래서 CJ제일제당은 질병관리청,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손을 잡았습니다. 뜻은 분명합니다. 성인 환우들까지 모두가 더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
이번 MOU로 환우들은 전용 창구를 통해 필요한 물량을 신청하고,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예정이에요. 덕분에 더 이상 남은 물량을 놓고 마음을 졸이거나, 비싼 해외 제품에 의존하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햇반 저단백밥, 결코 쉬운 제품은 아닙니다. 단백질 함량은 10분의 1로 낮춰야 하고 단백질 분해를 위한 특수 공정도 필요합니다. 밥맛을 포기할 수도 없죠. 국내 환우 수는 약 300여 명, 수요가 크지 않은 특수식이지만, 그만큼 더 세심한 공정과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생산에 이어 공급까지 넓히려는 건, CJ제일제당이 즉석밥 대표 기업으로서 가진 기술과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한 끼 밥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라면, 그 밥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게 하는 일 역시 외면할 수 없으니까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CJ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경영철학도 이런 선택들 위에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이번 MOU는 하나의 마침표라기보다, CJ제일제당이 지켜온 저단백밥의 약속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장면에 더 가깝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당연한 밥 한 공기,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수많은 조건이 따라붙는 식사. 이번 변화는 그 식탁을 조금 더 넓고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시작이 아닐까요?
 

먹을 수 있는 밥이 없던 시절

저단백 특수식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불과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저단백밥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환우들은 비싼 해외 제품에 의존해야 했고, 가격 부담은 물론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았죠.
이 절박한 현실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2009년입니다. PKU를 앓는 자녀를 둔 CJ제일제당 직원의 사연이 회사 안으로 들어왔고, 국내 1위 즉석밥 기술을 가진 기업답게 곧바로 제품 개발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바로 ‘햇반 저단백밥’입니다. 국내 최초이자 지금까지도 국내 유일의 저단백밥이죠.
 

햇반 저단백밥 제품 이미지
햇반 저단백밥 제품 이미지

꾸준히 이어진 ‘특수한 밥’의 시간

햇반 저단백밥을 만드는 과정은 일반 즉석밥에 비해 조금 더 복잡합니다. 단백질 함량을 10분의 1로 낮추기 위해 24시간 이상의 단백질 분해 특수 공정이 필요한데요. 그렇다고 밥맛을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저단백이라는 기능적 조건과 ‘그래도 밥은 밥다워야 한다’는 한국 식문화의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었죠.
수요 역시 일반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한적입니다. 국내 PKU 환우 수는 약 300여 명 수준. 이런 특수식을 꾸준히 생산한다는 것은 단순한 판매 전략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생산을 멈출 수는 없었는데요. 누군가에게는 매우 작은 시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제품이 존재해야 환우들의 식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희귀질환 특수식 공급체계 구축 MOU(1)

이제는 ‘생산’에서 ‘공급’으로

올해 햇반 저단백밥 이야기에 새로운 장면이 추가됐습니다. 밥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안정적으로 닿게 하는 방식까지 함께 바뀌기 시작한 것입니다. PKU는 아동기에만 관리하면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식이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저단백밥이 필요한 건 아이든 어른이든 모두에게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CJ제일제당과 함께 질병관리청,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나섰습니다. 희귀질환자 특수식 구매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건데요. 의미는 분명합니다. 성인 환우들까지 모두가 전용 창구를 통해 필요한 물량을 신청하고,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햇반 저단백밥을 공급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매번 남은 물량을 놓고 불안해하거나 해외 제품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시스템이 움직이기 시작한 거죠.

희귀질환 특수식 공급체계 구축 MOU(2)

즉석밥 대표 기업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장 기본적인 밥 한 공기를 가장 잘 만드는 기업이 그 기술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저단백밥.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CJ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경영철학도 이런 장면 위에서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거창한 설명 없이도, 필요한 사람들의 식탁을 놓지 않겠다는 선택 속에서 그 방향이 충분히 드러납니다.
이제 햇반 저단백밥의 의미는 단순히 ‘계속 만든다’는 데만 머물지 않습니다. 더 많은 환우들이 안정적으로 한 끼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또 하나의 시작. 햇반 저단백밥은 오늘도 식탁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습니다.